『 바른손 』
오른쪽이 왜 바른쪽인가?
왼손잡이는 불만이다.
배려를 하라.
인터넷 독자라며 시인이 '거울 앞에서 왼손을 들면 거울 속의 나는 바른손을 든다'는 표현을 한 것을 항의한 기사가 있다.
바른쪽이란 표현에는 바르다는 가치판단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과거 농경을 중시하던 때는 그랬다.
오른손은 바르고 왼손은 그른 것이다.
대장간에서 만드는 낫도 왼낫은 없다. 때문에 왼손잡이는 오른손잡이 품삯의 반을 받았던 것이다.
옛날, 어느 고을에 이름난 효자가 살고 있었다.
소문은 흘러 고을의 원님에게 알려지고 원님은 그를 불러 칭찬을 하며 요즘말로 한턱을 내는 바 되었다.
진수성찬이 잔뜩 쌓인 앞에서 효자가 조심스레 숟가락을 들고 음식을 먹으려는데 갑자기 원님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저 엉터리 효자 녀석을 당장 동헌 밖으로 내쳐라!"
영문을 모르는 주위의 구경꾼들은 놀라 그저 수군대기만 하였다.
그러자 원님은 그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었다.
"왼손으로 숟가락을 들고 밥을 먹으려 하는데 어찌 효자라 하겠는가? 어릴 때 부모가 오른손에다 숟가락을 쥐어주고 밥 먹는 것을 가르치면 어긋나게 왼손으로 숟가락을 옮겨 쥐고 또 바르게 고쳐주면 또 어긋나게 하여 얼마나 부모의 속을 썩였겠는가? 그러고도 효자라 하다니 이런 나쁜 놈이 있나?"
하더란 것이다.
사람의 뇌는 신체의 반대방향으로 명령을 내리고 작용한다.
즉 오른손을 많이 쓰면 오른손을 관장하는 왼쪽의 대뇌가 발달하고 왼손을 많이 쓰면 반대로 오른쪽의 대뇌가 발달한다.
그런데 오른쪽 대뇌는 사고력과 판단력을 주로 하고 왼쪽은 감정과 정서적인 면을 관장한다.
해서, 요즘은 시대유행이 IQ보다 EQ 즉 감성지수에 더 무게를 주는 때라 왼손잡이를 권하는 것 같다.
그러나 왼손잡이라고 모두 감정이 풍부하고 예술적인 면에서 성공한다고 하기는 곤란하다.
오히려 다수의 오른손잡이가 볼 때 그저 불안하고 안타까울 뿐이다.
이것은 바르고 그른 문제를 떠나 다만 어릴 때 갖추는 하나의 생활습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