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2 』
『 사람-2 』
온달 金 義淳
부스스한 머리는 간밤이 어떠했는가를 말하고
이미 여성임을 잃어버린 얼굴에
굶주린 짐승처럼 쪼그려 앉아
낡은 옷가지로 야윈 굴곡을 가린 아낙
잠결에 한 줌 부추를 다듬는다.
혹독한 하루
일찍도 자리잡은 도시의 아침
출근길 횡단보도에
어디서 굴러온 낙엽이 거치적거리며
한 마리 멧비둘기처럼 내려앉을 때
난전(亂廛)은 문을 연다.
가난한 사람이 부지런한가?
부지런한 사람이 가난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