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웃으며 할 수 있는 이야기

『 개 조오또 모르는 놈들이 』

일흔너머 2008. 6. 13. 22:51

 

조선 숙종 때,
장 희재라는 건달이 있었다.

그 동생이 인물이 반지르르 해서 궁중으로 들어가 임금님의 총애를 받는 희빈이 되었다. 이름하여 장희빈, 그 희빈 장씨는 숙종 임금님에게 후사를 걱정했다. 물론 비아그라가 없던 시절이 아닌가. 신하들은 해구신이 좋다는 이야기를 했고 임금님은 이조판서에게 해구신 둘을 구하라 명했다.

 

그러자 이조판서는 강원도관찰사에게 가만히 일러 해구신 세 개를 구하라 명했다. 강원도관찰사는 강릉현감을 조용히 불러 해구신 네 개를 빨리 구하라고 명했고 강릉 현감은 이방을 불러 해구신을 한 달 이내로 다섯을 구해 오라 서둘렀겠다. 결국 이방은 강릉마을 사람들을 불같이 닦달했다.

 

강릉 사람들은 그때부터 걱정이 태산 같았다.

어쩌다 나타나는 물개(海狗), 그것도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긴데 수놈을 잡아야 물건을 구할 것 아닌가. 이 삼십 마리에 겨우 하나 있는 수놈을 그래 다섯이나 구하라니 큰 일이었다.

 

그래서 동네에서 가장 현명한 노인을 불러 대책을 논의했다.
노인은 누가 해구신을 본 사람이 있는가를 물었다. 물론 아무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자 아무 말 말고 누구도 모르게 큰 개 여섯 마리를 잡아서 해구신이라고 하자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그리고 이 여섯 중에 하나를 이건 진짜라고 골라 특별히 이방에게 보였다. 이방은 그 진짜를 자신이 가지고 나머지 다섯을 현감에게 보이며 그 중 하나를 이것이 진짜라고 지목하며 다섯을 주었다. 현감은 또 그 중 진짜라는 하나를 빼고 넷을 관찰사에게 보내고 관찰사는 또 판서에게 셋을 결국 둘을 임금님께 바쳤다. 요즘과 별반 다름없는 관료들의 부정 방정식이었다.

 

지난 이야기 웃으려고 하는 거지만(이 때는 입을 좀 어눌하게 오무려서...) 까짓 안 웃어도 좋고 뭐 그렇지만 북한 김정일에게 5억불 주었다니까 그런 줄 알지 누가 본 것도 아니고 영수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뭐 그렇고 그런 것 아니었을까 국민들은 그저 짐작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라는 겁니다.

 

어쨌거나 임금은 '후레시보효과'가 있었는지 장희빈이 아들을 낳았고 나중에 경종이 되었습니다.

효험을 본 임금은 강원도 백성을 불러 후한 상을 내리는데 강릉 백성은 상을 받아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하는 말이 가관이었다.


“개 조오옷또 모르는 게 임금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