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日常) 』
『 일상(日常) 』
온달 金 義 淳
도시는 오염을 풀어 바람을 잡고
일없는 동네 아줌마들 수다 속에
풍경화처럼 소리 없이 주저앉는다.
정작 걷어붙여야 할 신문은
팔십 데시벨의 오토바이를 타고
거부하는 틈새로 첩자(諜者)처럼 기어들고
싸늘히 식은 우유는
주머니에 출렁, 목매달고
어제처럼 담을 넘는다.
껍질을 벗지 못한 한(恨)
왁자지껄한 생존
목청껏 아침을 기다린다.
「굵고 싱싱한 계란. 농장 직송 계란……」
어찌하다 여기까지 왔단다.
오늘 이 시간
흔들어도 깨어나지 않는다.
동그랗게 눈 내려 깔고
잠자는 골목.
이미 지나간 어제 탓이다.
흔들리고 부대끼며 아픈 일상(日常)
그래도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태풍 지난 자리에서 방금 뽑아 왔다며
선잠 깬 아이의 인연 끊는 울음처럼
「무, 배추, 호박……」이 오면,
어제 같은 첫째 시간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