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쾌락시대(快樂時代) 』

일흔너머 2008. 11. 25. 09:58

 

  
세상의 모든 에너지가 고갈되어도 성(性:Sex)에너지는 남아돈단다. 그만큼 모든 생물들이 자손번식에 힘을 쏟는다는 얘기다. 그래서 어떤 식물은 물을 제때에 주면 꽃을 피우지 않다가도 가물에 시들어 죽어갈 때는 기를 쓰고 마지막 애처로운 꽃을 남기기도 한다.

 

허나 인간은 목적에서부터 다른 동물들과 다르다.
하늘이 준 본래목적인 자손번식 보다 부수적 목적인 쾌락(快樂)만을 추구하는 것이다. 때문에 온갖 피임방법을 연구하고 거기다가 임신했을 경우에는 축하하기보다 꽃과 열매가 익기도 전에 따버리는 험한 수술까지도 스스럼없이 하는 본말이 전도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세태다.

 

오래 전부터 현 세태를 3S(Sports , Speed, Sex,)시대라고 하였다.
스포츠부터 이야기하면 스포츠 때문에 나라간의 전쟁까지 일어났었으니 스포츠에 미친 세상을 인정하지 아니 할 수 없다.
그리고 요즘 목숨걸고 달리는 오토바이나 승용차의 스피드는 가히 살인적(殺人的)이니 그것도 스피드에 빠진 시대라고 인정해 줘야 한다.

얼마 전에는 금방 면허 딴 철부지 6명이 한꺼번에 남의 담벼락을 들이받고 다행히 목숨을 잃었다. 남의 불행을 보고 다행히 라는 말을 쓰는 것은 그들이 만약 다른 죄 없는 남의 승용차를 들이받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라고 가정한 소리다. 여기서 문제는 그런 스피드에 미친 사람들이 자신은 물론 불특정다수의 생명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데 있다. 그 결과 정말 재수 없게도 스피드에 미친 자의 저승길에 동행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두가지보다 더 조용히 세상을 흔들어대는 본능적인 것이 성(Sex)이다.
비만에 대한 의사의 견해로는 뚱뚱하면 심장에 부담을 주어 수명이 짧아지고 특히 여자는 신경이 둔하여 부부생활에서 오르가즘을 잘 느끼지 못한단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헬스클럽이 늘어나고 옛날보다 훨씬 많은 여성회원을 본다. 그리고 보기도 우스운 땀복을 입고 열심히 살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물론 과거 못 살던 때보다 식사의 질과 양이 차이가 나서 비만이 늘었지만 건강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섹시하게 보이려는 몸매 가꾸기가 우선 이고 부수적 효과로 의사의 견해도 포함된다고 본다.

 

그리고 여성잡지의 앞부분을 보면 많은 사진 속의 여자모델들이 흰자위를 들어내고 흘겨보는 눈동자가 대부분이다. 순간적인 예술이란 사진에서 그 여자모델의 섹시한 면을 보이려고 잠시 흘겨보는 순간적 미(美)를 포착한 것이다. 과거에는 얼굴은 정면을 보면서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며 정숙(?)하지 못하다고 해서 그렇게 하지 못하게 했다.

 
미적(美的)으로도 동양사람은 평면적 얼굴을 가졌기 때문에 정면에서 찍는 사진이 유리하고 서양사람은 입체적인 얼굴을 가져서 옆모습을 찍은 사진이 돋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요즘은 양의 동서를 떠나 그저 섹시한 것을 표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유행가도 마찬가지다.

아름다운 미성(美聲)으로 부르는 노래보다 흔히들 앓는다는 색정(色情)을 쓰는 소리가 많이 가미된 노래가 인기와 사랑을 받는다. 너무 심한 경우에 느끼하다고 하면서도 즐겨 부르고 행동도 따라 흉내를 낸다. 김치통을 선전하면서 예쁜 여자가 나와서 자신의 손가락을 빨고있다든지, 여자가 남자궁둥이를 발로 찬다든지 하는 것은 일상(日常)의 일로 포장한 색정의 표현이다.

 

곤충 중에는 신기한 것도 많다. 그중 사마귀(螳螂)는 한번 짝짓기로 수컷은 생(生)을 마친다. 암컷이 교미 후에 수컷을 잡아먹는다. 교미후의 만족감 때문인지 몰라도 수컷은 위험스레 암컷의 눈앞에서 일부러 지분거리다가 잡아먹힌다. 암컷은 그 영양으로 알을 낳는다. 물론 후손에게 자신의 몸으로 영양을 공급해준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한번의 짝짓기와 목숨을 바꾸는 것이 어쩐지 이해할 수 없다.

 

인간도 이성(理性)의 동물이라고 하지만 최근 '비아그라'라는 약을 만들고 심장마비의 위험을 무릅쓰고 쾌락을 좇아 복용하는 것으로 봐서 본능을 따라 감성이 지배하는 동물에 더 가까운 것 같다.
결국 자신의 목숨을 팽개치고 쾌락을 선택하는 것이다.

 
항간(巷間)에는 쾌락의 극이라고 하는 마약까지도 우리들 주변에 등장하여 이성을 잃은 인간들을 파멸시키고 있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곶감이 있듯 국가부도사태 때 IMF보다 더 무서운 쾌락에 빠지지 않도록 모두가 정신 바짝 차려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