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산사(金山寺)의 밤 』

일흔너머 2009. 3. 7. 11:58

 

 

『 금산사(金山寺)의 밤 』  
                                              온달(金 義淳)


간간이
기와 골 타고 얼었던 눈이 뭉치 채 떨어진다.
뚝딱 자 지 그르르 으
응어리진 까만 밤 공기
잠꼬대처럼 흔들면
대적광전 너른 마당
명(命)을 구하는 이승이 되고
공양간 도둑고양이 제풀에 놀라
고까짓 것도 재주라고 휘달린다.

 

어느 구름에 비가 들었는지
엄뫼 자락 골골
밤마다 토해내는 스님의 정근
업보처럼 감긴다.
미륵 존불
미륵 존불
미륵 존불

 

절규에도 녹일 수 없는
애절한 업장
업장
그 업장.
시절 인연은 언제쯤일까?
한 마리 소쩍새 마냥
비우고 꿇어앉아 밤새워 우는데
지친 객(客)은
염불에 잠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