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웃으며 할 수 있는 이야기
『 돌아보면 』
일흔너머
2009. 4. 4. 10:55
하늘을 향해 고개 들고 걸어왔다.
항상 앞에 서려고 했고 언젠가 역사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 믿고 살았다.
하지만 사범대학에 들어가면서 모든 걸 포기했다. 세상에서 선생보다 더 좋은 직업은 없지 않은가? 스스로 위로하며 다독거리고 살았다.
그런데 그 선생 사회에도 계급은 있어서 가르치는 일보다 군림하는 일에 더 힘쓰는 친구들이 있었다. 가르치는 것과는 거리가 먼 관리직이 되고 싶은 친구들 말이다. 신성한 직업을 얻었다는 마지막 남은 자존심 마저 버리고 상인들이 추구해야할 이익을 쫓는 친구도 있었다.
등산을 가면 모두가 꼭대기까지 올라가려 한다.
그러나 그 꼭대기에 머무는 시간은 잠시다. 기분이 좋으면 성취감에 빠져 ‘야호’라고 몇 번 고함을 지르는 게 다다. 그리고 함께 하는 친구들과 너르고 평평한 장소를 찾아 내려와 도시락을 먹으며 평안히 오래 머무른다.
사회 계층은 피라미드 형태를 이루고 있다.
계급이 낮을수록 많고 높을수록 그 수가 적어서 정점(頂点)에는 겨우 몇 명이 있다.
사람 사는 것도 등산과 마찬가지다.
정점에 오래 머무르지는 못한다. 하지만 욕심으로 가득 찬 사람은 모두가 그 정점을 바라보고 달린다.
평안하지도 오래 머무르지도 못할 곳을 향해서 말이다.
삼십 년 넘는 긴 직장 생활,
한 눈 감고 사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남보다 먼저 뛰쳐나오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