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파라솔

콩 한톨과 한 웅큼의 콩

일흔너머 2009. 6. 30. 09:38

 

 

옛날 어느 산골에 원숭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그는 산에서 놀다, 끼니 때가 되면 인근 밭에 내려와 콩 낱가리에서 콩알을

빼어먹곤 했다.

언제나 처럼 이날도 배가 출출해서 밭에 내려와 콩을 빼어먹고,

나중에 먹기위해 다시 한 웅큼의 콩을 까가지고 산으로 돌아가다가

그만 잘못하여 한 톨의 콩알을 땅에 떨어뜨렸다.

'이런 빌어먹을, 왜 콩알이 새나! 화를 내면서 한 톨의 콩알을 줍기 위해

손에 들었던 한 웅큼의  콩을 버렸다.  마침 그 때 놀러 나왔던 꿩과 닭 그리고

오리들이 콩을 죄다 주워먹어 버렸다.

원숭이는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야! 이놈들아, 남의 콩을 다 주워먹으면 어떻게 하니?"

꿩이랑 닭과 오리들은 대답했다.

"야! 성 잘 내는 골쟁이야, 그까짓 콩 한 톨 줍기 위해 한 웅큼의 콩을 버리냐?"

원숭이는 기가 찼지만 할 말이 없었다.

 

                                                      [백유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