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례와 주례사 모음

『 주례사 - 황 여사 딸 』

일흔너머 2010. 6. 7. 17:32

 

 

 

우선 경인년 새해 벽두에 아늑한 이곳 신라웨딩홀 예식장에서 혼례를 올리는 신랑[최 ○○]군과 신부[성 ○○]양에게 큰 축하를 드립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하신 일가친지, 하객 여러분에게 양가 혼주를 대신해서 큰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제 이 혼례가 끝나면 두 젊은이는 성인이 되어 진정한 사회의 일원이 됩니다. 지금 이 순간은 그래서 중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주례는 두 가지를 축하의 말씀과 더불어 전해주고 싶습니다.


우리가 물을 한 모금 마셔도 그 근원을 생각하라는 옛 성현의 말씀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 물 한 모금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가 그 과정과 공덕을 돌아보고 감사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결혼식이 어떻게 치러지게 되었는가 신랑, 신부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한번 되돌아보아야겠습니다. 성인이 될 때까지 낳아 길러주신 양가 부모님의 공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지금 제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아, 효도하라는 구나." 하고 벌써 알아차렸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신랑신부에게 너희들은 효도를 해야한다, 부모에게 효도를 해야할 의무가 있다 하며 일부러 효도를 해라는 것은 아닙니다.


보통, 사람들은 태어나 두 살이 되기 전에 평생 해야할 효도의 구십 퍼센트를 한다고 합니다. 그것은 어릴 때 부모님 앞에서 방글방글 웃는 것을 보고 부모님은 세상 모든 근심걱정이 녹아 내린다는 겁니다. 바로 이것이 효도라는 겁니다.


부모님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고 즐거움을 주는 것, 그것이 바로 효도의 근본인 것입니다.
그러니까 일부러 효도를 해야겠다고 작정하지말고 여기 있는 신랑신부가 가정을 이루고 그저 무탈하게 잘 살면 그것이 효도인 것입니다. 앞으로 두 분은 행복하게 사시면 효도하는 겁니다. 남들이 보면 부러울 정도로 행복하게 잘 사십시오.


그리고 사랑하십시오.
사랑은 잘 아시겠지만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습니다.
그저 상대가 어디가 모자라고 어려운가를 살피고 찾아서 내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채워주는 것입니다.
흔히 요즘 젊은이들은 결혼하라는 이야기가 나오면, 사랑이 없는데 어떻게 결혼을 하느냐고 다들 말합니다. 그래놓고 나중에 헤어질 때 보면 그렇게 빛나던 사랑이야기는 뒷전에 묻어놓고 성격이 달라서 헤어진다고 합니다.

 

옛날 사람들은 사랑이 없어도 결혼을 했습니다. 그래도 잘 살았습니다. 그것은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을 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사랑을 하려고 결혼을 한 것입니다. 물론 성격이 다르고 살아온 환경도 다르고 모든 것이 생소하지만 서로 사랑하려고 만났으니 죽을 때까지 그야말로 말 그대로 검은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아무 탈 없이 살았던 것입니다. 그러니 두 분은 누가 뭐래도 사랑하려고 힘쓰며 가정을 위해서 열심히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사랑하라고 주례가 부탁을 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객 여러분들에게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이 두 젊은이가 어려운 세상을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오늘 여기 오신 모든 하객 여러분들은 언제든지 도와주시고 격려해 주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신랑, 신부 두분 행복하십시오,
그리고 사랑하십시오.
간단하나마 이것으로 주례사에 가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