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두 고집 』

일흔너머 2010. 6. 15. 14:59

 

 

 

지방 선거가 끝나고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대통령이 TV에 나와 앞으로의 국정에 대하여 발표를 하였다. 평소에 한번도 대통령의 연설 따위의 정치에 관심이 없었는데 무심코 보다가 웬일인지 연설을 끝까지 듣게 되었다.


대단했다.
대통령의 연설 내용이 대단하다는 이야기가 아니고 우리 정치의 역사가 그렇게 느껴진 것이다. 설령 그것이 옳든 그르든, 일이 되든 안 되든 타협은 없고 그저 뒤집어 엎어버리는 반대의 역사 말이다.


지난 날 노무현대통령이 행정도시를 지방에 옮긴다는 이야기를 할 때 정말 많은 분란이 일었다. 반대는 또 얼마나 많았는가. 특히 서울 사람들은 반대가 극심했다.


행정부가 지방으로 옮겨가는 것은 앞으로 통일이 되었을 때를 생각해서 잘못된 판단이다. 오히려 더 북으로 가야한다며 서울 사람들은 반대했다. 실은 서울 땅값이 떨어진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지만 국가 장래를 위하는 척 떠들었다.


그런데 지금 그 행정도시를 없었던 일로 하고 '세종도시'라 이름하여 살기 좋은 무슨 마을로 만든다는 것이 현 이명박정권의 정책이다. 충청도 사람들은 없었던 일로 하겠다는 것을 또 반대한다. 서울 사람들 중에 야당성향의 젊은이들도 그런가 보다.


어지간한 고집들이다. 벌써 세월이 흘러 대통령이 바뀐 지금도 찬성과 반대가 정치권의 큰 이슈가 되어있다. 모르긴 해도 국회가 결정하고 풀어야 할 문제는 산적해 있는데 지금은 저승에 간 전직 대통령이 벌인 일이 아직도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아무 것도 모르는 서민의 눈으로 보면 행정 도시가 뭐 길래 한 대통령은 특별법을 만들어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했는가 하면 또 다른 대통령은 역사의 이름으로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하지 못하게 국회에 수정안을 제출하고 기다리는가.
대단한 고집 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