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례사-이 ○순 여사 아들 』
먼저 길일을 택해 여기 문화 웨딩홀, 아름다운 예식장에서 오늘 혼인하는 주인공 신랑 이 ○○ 군과 신부 원 ○○ 양, 두 분에게 크게 축하를 드립니다.
그리고 바쁘신 데도 불구하고 자리를 빛내 주신 일가친지 하객 여러분들에게 양가 혼주를 대신해서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지금 이 순간, 하객 여러분들은 정말 뜻깊고 중요한 시간을 나누고 있습니다. 바로 앞에 있는 이 두 젊은이가 가정을 이루고 사회의 구성원이 되는 그 순간을 말하는 겁니다. 사람이 산다는 것이 뭐 별 것 있습니까? 지금과 같은 이런 순간, 순간이 모여서 인생, 즉 우리 인간의 삶이 되는 겁니다.
그렇습니다.
뜻깊고 중요한 시간이든 또 안타깝고 애절한 시간이든 아니면 고독하고 지루한 시간이든 그 순간, 순간이 모이면 사람이 살아가는 삶, 즉 인생인 것입니다. 즐겁고 아름다운 시간들이 모이면 행복한 삶이 되고, 외롭고 지루한 시간들이 모이면 고독한 삶이 되고, 괴롭고 고통스런 시간들이 모이면 비참한 삶이 되는 겁니다.
세상 사람들은 다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합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다 행복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행복한 삶이 되겠습니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아주 쉽습니다. 매 순간 순간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가지면 됩니다. 한 마디로 즐겁고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낸 사람은 행복한 인생이 되는 겁니다. 그냥 매 순간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가지면 그것이 행복한 삶이 되는 겁니다. 어떻습니까? 쉽지요? 오늘 부부가 되는 신랑 신부도 이 점을 늘 명심하십시오. 앞으로 우리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신다면 부부가 늘 함께 즐거운 시간, 행복한 시간을 가지면 되는 겁니다.
그러면 행복은 어떤 것인가? 사람마다 가지는 행복의 기준은 다릅니다.
돈이 많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건강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고 마음이 평화로워야 한다는 사람도 있고 사람마다 가지는 행복의 기준은 정말 가지각색입니다.
하지만 여유로운 마음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란 것은 다들 압니다.
그래서 평소 제 마음에 두고 늘 새기는 삼여(三餘)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삼여란 세 가지 여유를 뜻합니다.
첫째, 하루는 저녁이 여유로 와야 하고,
둘째, 일년은 겨울이 여유로 와야 하고,
셋째, 일생은 노년이 여유로 와야 한다는 겁니다.
농부의 삶을 쉬운 예로 들면,
고된 하루 일을 끝내고 식구들과 저녁상을 받는 넉넉함이 그 첫 번째고
봄부터 씨를 뿌리고 가꾸어 가을에 풍성하게 곳간을 채우고 긴 겨울을 맞이하는 넉넉함이 그 두 번째며,
노부부가 자식들 출가시켜 손자, 손녀를 무릎에 앉히고 그 재롱을 보는 것이 세 번째 넉넉함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살아가는 데는 다 나름의 때가 있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저녁을 위해서 아침을 준비해야하고 겨울을 위해 봄에 준비해야하고 늘그막을 위해 젊을 때 준비해야 하는 겁니다. 결국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맞이하려면 그 때를 놓치면 안 됩니다. 일 할 때 일을 해야하고
그리고 나중에 여유를 가지고 쉴 때는 쉬어야 합니다. 많이 한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고 적게 한다고 다 부족한 것이 아닙니다. 너무 무리하게 많이 하다가 자칫 건강을 헤치는 경우도 있고 너무 게으르게 놀다가 얻는 수입이 적어 가난에 허덕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신혼 부부에게 당부하겠습니다.
"결코 때를 놓치지 마라."
이 한 마디를 꼭 기억하십시오.
젊어 재산을 모을 때는 열심히 일해 돈을 모아야 합니다. 또 한시라도 젊었을 때 자식을 낳고 키워야 합니다.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도 마찬가집니다. 부모님 살았을 때뿐입니다.
때를 놓치면 이 모든 것이 떠나가 버리고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이 우리 인생입니다. 늘그막에 고생하지 않고 여유를 가지려면 젊었을 때 열심히 노력하고 결코 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앞으로 신랑 신부 두 사람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진심으로 기원하며 축하드립니다. 간단하나마 이것으로서 주례사에 가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