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너머 2010. 11. 10. 10:55

 

 

 

 

비틀즈의 12번째이자 마지막 앨범으로 1970년 5월 8일 발매된 노래,

 

When I find myself in times of trouble (내가 어려움에 헤매고 있을 때)

 Mother Mary comes to me (-마리아가 내게 다가와)

Speaking words of wisdom, let it be.(그대로 두라는 지혜의 말을 합니다.)…….

 

 

개인적으로 비틀즈를 좋아했습니다. 아니 우리 연배에 비틀즈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그래서 우리 연배를 ‘비틀즈 세대’라고들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이 노래는 가사나 종교에 상관없이 다들 좋아합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른 지금, 그 가사가 너무 좋습니다. 한 구절 한 구절이 가슴에 다가옵니다. 세상사 건드리지 말고, 시비하지 말고, 그저 지켜보며 그대로 두라는 말, 정말 지혜로운 말입니다. 그런 면에서 옛 사람들은 정말 현명했습니다.

 

 

나무들도 이삼 년 된 경우는 옮겨 심으면 잘 삽니다. 그러나 십 년이 넘으면 온갖 정성을 들여 옮겨도 죽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처음 태어나 뿌리를 박은 곳에 그대로 두면 어지간한 가뭄이나 바람에도 잘 견디고 삽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사람은 더 합니다. 전학을 간다든지 이사를 가면 아무리 전보다 더 좋은 환경이라고 해도 생소한 환경에는 어리둥절하고 적응을 하지 못합니다. 부동산 투기를 하는 사람들은 이런 손실은 느끼지 못하고 눈에 보이는 집값 오르는 것만 계산을 합니다. 그래서 몇 번 이사를 해서 얼마를 벌었다고 하다가 나중에 보면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엉망이 되는 겁니다.

 

 

요즘의 부모들은 자식들을 잠시도 그냥 두지 못합니다. 그대로 두고 커가는 걸 지켜봐 주지 못하는 겁니다. 옛날에는 먹고 살기가 힘들어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려고 해도 여유가 없었습니다. 거기다가 아이들도 많아서 어느 녀석한테 먼저 손 내밀어야 할 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하나 아니면 둘 낳아 기르기 때문에 관심도 옛날에 비해서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내일은 저렇게 속말로 하면 장난감처럼 굴립니다. 그래놓고는 그걸 사랑이라고 여깁니다.

 

 

하지만 사랑은 그저 속으로 지켜보는 겁니다. 교육부에서 하루아침에 체벌을 어떻게 하라고 변덕을 부리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른 건 몰라도 아이들에게만은 이랬다저랬다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두고 사랑으로 지켜보는 겁니다.

 

 

사랑은 오래 오래 참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