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혼자 피는 꽃 』
일흔너머
2012. 7. 14. 22:25
『 혼자 피는 꽃 』
온달(金 義淳)
아무도 오지 않는 후미진 비탈
우연히 마주친 들꽃
고개 꼿꼿이 세우고
흔들리지 않고 핀 오기.
외면당한 이 또한 삶인 걸
어느 날이 될지 모르지만
내 마지막
세상을 등지는 순간
눈 곧추 뜨고
당당하게 피어있던
그 들꽃을 기억하리라.
어느 시인은,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고 했지만
그것은 세상 모든 꽃을 자신의 자(尺)로 잰 탓이다.
그렇지 않은 많은 아름다운 꽃들이
우리가 모르는 후미진 구석에서
흔들리지 않으려고 가풀막진 비탈을 잡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걸 알아야한다.
시인은 눈으로 세상의 모든 꽃들을 보면 안 된다.
마음으로 꽃의 그 기막힌 사연을 함께 해야 한다.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지난날 자신이 뱉은 말과 처지를 잊으면 안 된다.
잘 살았건 못 살았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