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파라솔

해인사 고사목 앞에서

일흔너머 2008. 6. 21. 09:29

                                                                            원성스님

 

     울창한 숲 한가운데

     청설모 산까치 보금자리 되어 주었던 울창했던 그대는

     뿌리내린 대지와 하늘을 받들고 말없이 순종했던 그대는

     해가 지고 꽃이 되고 유구한 세월을 자연과 함께했던 그대는

     총림 한 자락 돌무더기 품에 안고 무얼 기다리는가

     행인의 돌에 맞아도 꿈쩍도 않는 인내의 세월을

     언제까지 어느 생애까지 우뚝 서 있을 것인가.

 

     어느날 그대가 피운 새싹인 줄 알고 좋아라 했던 날에

     홀씨 떨어진 잡초였음을 아쉬워했던 것은

     다시금 우리 곁에 푸르름을 선보여 주기를 기원했던

     나의 기다림이었다는 것을 그대는 아는가.

     죽어도 죽지 않는

     전설의 가르침처럼 우리 곁에 살아 있는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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