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140

「인덕션 」

열정과 패기 거기다가 고집 하나로 젊은 날을 버티고 신혼 살림을 차렸습니다. 70년대에도 물론 전기밥솥이 있었습니다. 유명한 일본의 코끼리 어쩌고 하는 걸 사려고 줄지은 사진이 신문에 까십거리가 되곤 했으니까요. 하지만 여자는 연탄불에 냄비로 밥짓는 기술을 가지고 결혼해야 한다는 나의 신조는 신혼살림에 전기란 말이 붙은 건 얼씬도 못하게 했습니다. 친구들이 사준 14인치 조그만 흑백 TV가 유일한 전기 제품이었습니다. 연탄불에 밥하고 급하면 석유 곤로(곤爐-일본말)에 된장 끓여 함께 하던 방 하나 이천 오백 원짜리 삭을 셋방이 그리운 옛날 이야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십여 년이 흘러 아이들 셋을 키우며 겨우 가스렌지란 걸 알게 되었고 도시가스를 설치한 것이 육십 중반의 일입니다. 세월이 살같아서 그 세 아..

수필 2020.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