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

『 만휴정(晩休亭)을 찾다 』

일흔너머 2019. 12. 24. 08:40





조선의 청백리 보백당 김 계행(係行)의 늘그막 자취가 묻어있는 '만휴정'을 찾았다.

안동 길안 묵계리.
국도에서 다리 하나 건너면 자갈밭이 주차장이다. 아무리 어정거려도 그저 고개만 들면 정자가 보인다.

멋스럽다.
마치 폭포 위에다 정자를 올려놓은 듯하다. 겨울 가믐에 물이 아깝다는 듯 겨우 명맥을 이어가는 송암폭포.
하지만 바람에 떨어지는 소리는 명색이 폭포다.

나이 17세에 진사가 되어 성균관에 입학, 동갑의 김 종직(宗直)과 교류하였다. 모르긴 해도 요즘 같으면 퇴직할 나이, 쉰에 식년문과에 병과로 급제 하였다.

나는 역사를 모른다.
특히 지금의 가치관으로 지난 날을 재는 우를 범하는 짓은 싫다.
하지만,
吾家無寶物(우리집에 보물은 없다)
寶物惟淸白(청백이 보물이다)
대단한 신조가 아닌가?

거기다가
"몸가짐을 삼가고(持身謹愼)
남을 대하매 진실하고 온순하라.(待人忠厚)"는 간결한 훈시는 지금도 우리가 품어야할 금과옥조이다.

뒤돌아서 나오는 초겨울 찬 하늘에는 몇 장 남지않은 떡갈나무 이파리가 간당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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