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산(下山) 길 』
온 달 金 義淳
끝이 보이는
내리막은 아름답다.
돌아보면
구비마다 나눈 얘기가 좋고
알맞게 지친 몸에
여정(旅程)이 짧아 좋다.
철없던 날
입에 단 따뜻한 눈길만 좋았는데
이제 남은 건
후미진 비탈 쓰디쓴 기억뿐.
하산(下山) 길,
다 왔다는 이유로
너그럽고
모든 것이 그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