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 - 1 』
온달 金 義淳
고향,
다리 끝에 낡은 자전거로 어지럽게 둘러싸인 점포
천장에 서낭당 부적처럼 낡은 튜브들이 너풀대고
퀭한 눈에 업보처럼 자전거를 닦고 있는 사람
어쩌다 찾으면 반갑다고 손을 잡으며
"어떠노. 재밌나?"
폐(肺)가 좋지 않은 친구
"그렇지 뭐……."
반가운 마음과 달리 겨우 헤집고 나오는 쉰 목소리
별난 답을 기다리면 실망한다.
차라리 굴참나무 껍질보다 더 이지러진 손바닥이
일일이 안부를 묻는 것보다 낫다.
동창
친구
여기가 좋은지 거기가 좋은지 모르지만,
갔다.
한 이십 년은 더 살아도 될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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