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깊은 산 속에 많은 나무들이 평화로운 나날을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하루는 나뭇군이 숲속으로 찾아와
자신의 도끼자루에 쓸 나무 한 그루만 자르자고 공손하게 말했다.
나무들은 나뭇군의 태도가 마음에 들어서 그에게 줄 나무를 뽑을 회의를 하였다.
그리하여 도끼자루감으로 나무들에게 놀림을 받는 물푸레나무가 뽑혔다.
나뭇군은 물푸레나무를 꺾어 도끼자루를 만들더니 좀 전의 태도와는 달리
닥치는 대로 나무들을 찍어 넘기기 시작했다.
그 이튿날도 그 다음날도 나뭇군은 나무를 찍어 넘겼다.
며칠이 지나자 숲속에는 대여섯 그루의 나무밖에 남지 않았다.
늙은 참나무는 옆에 있는 오리나무에게 탄식을 하였다.
"우리가 물푸레나무의 권리를 짓밟지 않았더라면 몇 백 년이라도 평화롭게
서 있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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