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차 한잔, 내 앞에 우두커니 젊음을 식혀온 내 청춘의 잔처럼 침묵해 있다,
어쩌면 섞여져 만들어지는 것도 나의 탄생같더니 지금은 고독의 앙금을
물 속에 간직한 채 젊은 사랑을 내뱉지 못하고 님의 환상같은 미소을 애써
지우며 가야금을 타는 여린 손으로 어루만져주길 기다리는가?
찻잔 속의 침묵은 아름다운 언어의 날개처럼 피어오르고
처마끝에 매달린 고드름은 겨울의 노래을 지휘하는 요술지팡이,
문득 식어버린 찻잔에 내 젊음을 마지막 부어 따르면
그래도 조금은 사랑의 씨앗이 열리겠지
추녀끝 풍경소리 허공에 맴돌고 찻잔의 예쁜 비밀은 다시 가슴에 숨는다.
[도산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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