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웃으며 할 수 있는 이야기

『 살며 돌아보면 』

일흔너머 2011. 3. 25. 10:17

 

 

 

인터넷 댓글을 읽어보면 기가 막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어떤가 가물에 콩 나듯 하는 좋은 생각을 기대하고 들췄다가 욕설은 물론 이건 아예 인간이기를 거부하는 경우를 보고 나름의 하소연을 해 봅니다.


 

칠순의 노인이 요즘 흔히 유행하는 말로 '수구꼴통'으로 몰려 있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그 노인은 보수도 좋다 하지만 좌파, 특히 친북좌파는 싫다는 것이었는데 '그만 살고 죽으세요.'라는 댓글이 달려 있었습니다.


 

그 댓글을 단 사람이 누군지 모릅니다. 아이디 외에는 나이가 얼만지 어디 사는지 남자인지 여자인지 아무 것도 모릅니다. 그저 평일에 저렇게 컴퓨터를 할 수 있는 한가한 사람이구나 거기다가 컴퓨터로 댓글을 다는 걸로 봐서 어느 정도 학력은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저 댓글을 단 사람은 가족도 없고 부모도 없는 사람인가 나름 생각하다가 해도 정말 너무 한다 싶어서 나름의 작은 하소연을 해 봅니다.


우선 아버지 어머니라는 연장자를 떠나 한창 남북이 대치한 상태에서 국가의 경제를 성장시킨 장본인이 바로 그들입니다. 자신의 호의호식에 앞서 자식들 교육과 가족의 앞만 보고 달려온 이들이 늙고 병든 지금의 그들입니다. 그렇다고 불쌍히 여기라는 것이 아닙니다. 댓글을 단 그도 머잖은 장래에 다가올 현실이란 것을 말하는 겁니다.


작은 예를 들겠습니다.
마침 어제는 볼일이 있어서 농협에 들렀습니다. 대구에 있는 중앙회 본점을 들렀는데 어마어마했습니다. 스무남은 살의 아가씨들이 창구에서 손님을 맞고 있었습니다. 요즘같이 취업이 어려운 때 쾌적하고 깨끗하게 잘 지어진 건물에서 그것도 속말로 돈 만지는 금융기관에 취직을 한 것은 정말 행운입니다.


그런데 그 아가씨들이 과연 농민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있을까 물어봅니다.
농협은 처음 설립될 때 농민들이 오백 원, 또는 천 원 이렇게 출자를 하여 만든 협동조합입니다. 조합은 말 그대로 여럿이 모여 혼자는 할 수 없는 일을 하도록 조합원 자신들의 이익을 창출하고자 설립한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조합이 그렇듯 조합장이라고 앉은 사람은 전문 경영인이란 미명 하에 온갖 혜택과 부조리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그 조합의 최초 출자자인 조합원, 즉 농민이나 어민이나 축산인을 업신여기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들이 없었으면 지금 자신의 그 자리는 창출되지 않았다는 걸 까맣게 잊은 채 말입니다.


어떻게 예가 잘못 되지는 않았는가 모르겠습니다만 크게 생각하여 우리의 사회나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수, 아니 「수구꼴통」이란 그 못난이들이 없었으면 과연 지금처럼 이렇게 먹고살 수는 있었겠습니까? 우리가 단군이래 밥걱정하지 않고 이렇게 잘 사는 경우가 과연 얼마나 있었습니까?


한 방울의 물을 마셔도 그 근원을 생각한다는 중국의 시인 이백(二伯)의 '필보(必報)'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스스로의 근원을 생각한다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입니다. 
살면서 항상 주위를 돌아보고 그 근원을 생각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