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가에서 한 해를 묻다. 』
온달(金 義淳)
마구잡이 흩어진 잡초들 새
떠내려가지 않으려
암팡지게 움켜쥔
물억새의 손을 잡고
살아온 지난 한해를 물어봅니다.
가슴 속 앙금 다 삭이지 못해
젖은 옷 걸어놓은 것처럼
추적추적 쉼 없이 떨어지는 눈물에
울다 지쳐 쉰 목소리로
비도
바람도
그나마 밤에는 별도 만났다네요.
그리고 지금
썩을 몸 하나
덮어버릴 눈(雪) 기다리며
세상 조용하게 누웠답니다.
까짓 한 해라고 해봐야
벌써 잊어버린 봄
훌쩍 뜨거웠던 여름
그저 다 좋았다 여기며
누구처럼 늦가을 짧은 해 보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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