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가에서 한 해를 묻다. 』

일흔너머 2013. 11. 8. 11:16

 

 

 

 

『 강가에서 한 해를 묻다. 』

 

                                                                    온달(金 義淳)

마구잡이 흩어진 잡초들 새

떠내려가지 않으려

암팡지게 움켜쥔

물억새의 손을 잡고

살아온 지난 한해를 물어봅니다.

 

가슴 속 앙금 다 삭이지 못해

젖은 옷 걸어놓은 것처럼

추적추적 쉼 없이 떨어지는 눈물에

울다 지쳐 쉰 목소리로

비도

바람도

그나마 밤에는 별도 만났다네요.

 

그리고 지금

썩을 몸 하나

덮어버릴 눈(雪) 기다리며

세상 조용하게 누웠답니다.

 

까짓 한 해라고 해봐야

벌써 잊어버린 봄

훌쩍 뜨거웠던 여름

그저 다 좋았다 여기며

누구처럼 늦가을 짧은 해 보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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