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안팍에 큰 사건들이 너무 많이 일어난다.
많은 사람들을 실은 여객선이 침몰하는가하면 그 사고를 채 수습도 하기 전에 군인이 총으로 아군을 쏴 죽이는 참상이 벌어졌다. 거기다가 정치꾼들은 국무총리자리를 두고 된다, 안 된다고 난리고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러시아가 침공하여 어물쩍거리는 중에 중동에서는 곧 전쟁이 일어날 조짐까지 대두되고 있다.
세상이 이렇게 급박하게 돌아가는가 싶을 정도인데 우리나라 종편의 TV에서는 온갖 잘난 사람들이 나와서 혼자 아는 체 떠들고 있다. 채널만 많으면 뭐 하는가? 정말 시청자가 보고 재밌고 유익한 프로그램이라야 종합편성을 잘 했구나, 역시 다양한 방송국이 필요 하구나 할 것인데 이건 영 말이 아니다.
지난날도 방송에서는 그랬다. 큰 불이 나면 불을 끄는 전문가인 소방수를 불러다가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하고 물어야 될 걸 유명대학 교수를 불러다가 원인을 묻고 교수란 작자는 외국에서는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아는 체를 한다.
뿐인가?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아보지 않은 대학 교수가 나와서 보육과 입시를 얘기하면서 아는 체한다. 심지어 군에도 가지 않은 작자들과 경험 없고 새파랗게 젊은 아가씨가 그저 얼굴 하나 예쁘다는 이유로 여기자라며 둘러앉아 이번 같은 군대 사고를 놓고 이래야 된다, 저래야 된다고 밤 놔라 대추 놔라 난리다.
하지만 군은 그들이 책상 앞에 앉아서 쉽게 나불댈 세상이 아니다. 말이 거칠어졌지만 세상에 군 같은 특수집단이 어디 있는가? 아예 처음부터 여자들은 배제된 사회지 않는가? 제대 삼 개월 앞두고 눈이 뒤집혀서 속말로 수류탄 까고 총대 거꾸로 맨 병장의 심정을 어린 여기자가 뭘 안다고 이래야 된다는 둥, 저래야 된다는 둥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 정말 쉽게도 얘기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거기다가 저렇게 시답잖게 나불대는 인간들의 보수가 엄청나다는데 더 기분이 나쁘다. 옛날에는 의사나 변호사의 수입이 대단했지만 요즘은 의사, 변호사 뺨친다. 그래서 의사, 변호사가 이 방송 저 방송 옮아 다니며 본업은 제쳐두고 희희닥거린다.
그러다가 시청자들께 약간의 안면이 틔면 홈쇼핑이란 곳에서 그야말로 약장수를 해서 돈방석에 앉는다. 이들이 돈에 눈이 멀면 국민의 건강 따윈 아예 눈에 보이지 않는다. 먹지 않아도 된다고 저희들이 얘기하면서도 그걸 파는 것이다.
얼마나 보수가 높으면 국회의원하던 사람도 한 자리 꿰차고 앉아 그 시답잖은 이야기에 녹아들고 가수는 노래를, 배우는 연기를 던져버리고 그 대열에 끼어들어 있다. 더욱 웃기는 것은 어린 자식들까지 앞세운다.
하긴 매사 대수롭잖게 여기고 웃고 지내는 일은 건강에 좋다.
그래도 마냥 웃고만 살 수는 없는 것이 우리 인생이다.
인간의 삶은 심각하게 고민하고 골똘히 생각하는 중에 발전한다.
아무리 형편없고 못난 매스컴이라도 시청자들을 걱정하고 약간은 고민해 주면 좋겠다는 이야기다.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정말 답답하다 』 (0) | 2015.02.12 |
---|---|
『 갖춘 사람 』 (0) | 2015.01.16 |
『 떡 』 (0) | 2014.06.18 |
『 젊은이여, 너희 또한 곧 늙으리니 』 (0) | 2014.06.09 |
『 그저 서민의 눈높이에서 』 (0) | 2014.05.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