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갖춘 사람 』

일흔너머 2015. 1. 16. 11:06

 

 

 

예전에 우리가 어릴 때는 잔치집이나 상가(喪家)나 무슨 일이나 그 일에 맞는 소위 갖춘 사람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자식이 없다거나 상처를 하였거나 이혼을 한 사람이 결혼식의 주례를 맞거나 대반(對盤)을 서지는 않았다. 권력이 있다거나 재물이 많다거나 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슬하에 딸 아들 다 거느리고 부부 금슬 좋아서 가정이 화목한 것보다 더한 기준은 없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 기준이 다르다.

우선 권력과 부와 인기다.

특히 방송을 보면 그 기준이 없다. 최고로 받들어 모시는 기준으로 시청률이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마약에 중독된 아편쟁이들처럼 막장, 막장 하면서도 드라마를 보는 것이다. 자극의 극으로 치달아야만 막장드라마로 닳아 무지러진 감성이 겨우 반응을 하기 때문이다. 그저 밋밋하고 사소한 이야깃거리로 잘 먹고 잘 살았다는 옛날의 방식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렇게 막장으로 치달으려니 그 배우나 출연자들이 아무려면 어떠냐는 식이다. 개인의 사생활이 엉망이 되어 이혼 정도는 예사고 음주운전에 탈세에 상습 도박꾼까지 등장한다. 한마디로 난장판인 출연자들이 앉아서 여과되지 않은 이야기를 흥미위주로 떠벌리는 것이다.

 

한때 종편에서 하던 짓거리였는데 이젠 지상파 방송도 마찬가지다. 그것도 아침부터 그런다. 기가 막힌다. 이 방송을 꼭 볼 사람만 보는 것은 아니다. 동화 속에 나오는 소문의 대나무밭에서 들리는 것처럼 나라에 퍼져서 온 세상 풍토를 더럽히는 것이다.

 

아무리 한번 쓰고 버릴 방송이라도 어지간하면 갖춘 사람을 쓰자.

그러다보면 처음에는 다소 시청률이 떨어지겠지만 일관되게 하다보면 언젠가 시청자들이 믿을 만한 채널이라고 그 방송을 찾아 줄을 이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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