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

『 혼자 노는 음악분수(音樂噴水) 』

일흔너머 2008. 4. 25. 21:15

 

경상북도 영양군 입암면(立岩面)에는 고추홍보관과 휴게소가 여유있게 넓은 공간에 멋들어지게 조성되어있다.

거기에는 수억을 들여 만든 민물고기 박물관을 비롯해서 주위에서는 볼 수 없는 명물,  음악분수(音樂噴水)가 있다.

 

해가 떨어지면 어두운 밤하늘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조명을 받으며 밤 8시 30분부터 30분간 또 9시 30분부터 30분간 이렇게 두 번씩 음악과 더불어 자동으로 분수가 뿜어댄다. 조명을 받은 물줄기는 눈부시게 아름답다. 황홀한 장관을 이룬다.

말로는 분수가 30분간 뿜어대는데는 백여 만원의 전기료가 든단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비용이 들고 또 아름답기가 보는 사람의 탄성을 자아내는 그 음악분수를 보러오는 사람은 없다.

하늘에는 맑은 영혼 같은 별들이 반짝이고 조명을 받은 절벽은 자연의 위대함을 그대로 나타낸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아무도 보아주지 않으니 비단 옷을 입고 밤길을 걷는 기분이다.

 

평소 오지(奧地)로 소문은 났으나 설마 이렇게까지 사람이 찾지 않는단 말인가.

만약 이런 시설이나 분위기가 도시의 근교라면 사람이 줄을 이어 입추의 여지가 없을 것을 생각하면 안타깝기까지 하다.

 

상전벽해라는 말처럼 세월이 흐르면 홍보도 되고 또 관람객이 너무 많이 와서 설쳐대면 지금의 조용한 분위기는 사라지고 낭만이 없어질 것이다.
그래서 북적대는 관중이 없는 지금이 나에게는 오히려 더 좋다.

 

하지만 이것을 기획한 사람의 원대한 꿈은 사라지고,
낭비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