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파라솔

모기와 파리를 대신하여

일흔너머 2008. 7. 1. 09:43

                                                                          원성스님

 

     모기가 피를 빨든

     발바닥 똥 묻은 파리가 머리에 앉든

     구더기가 꿈틀 거려도 소름 끼쳐도

 

     죽기 싫은건, 살고 싶은 건

     죽지 못해 살아야 하는 삶의 내력인걸

     생명 있어 부지해야 하는 몸부림인걸

 

     매년 여름 해우소엔 해충약이 뿌려진다.

     농약이든 독약이든

     분무기에 담겨져

     행자님의 손에 의해 뿌려진다.

 

     왜 뿌려! 너도 한 모금 마셔 보라고!

     왜 죽여! 너도 죽고 싶어!

 

     우리의 원한은 몇 대를 길이 남아

     끈질기게 너의 밥에 똥을 묻히리

     언제까지나 너의 피를 빨아 먹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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