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성스님
모기가 피를 빨든
발바닥 똥 묻은 파리가 머리에 앉든
구더기가 꿈틀 거려도 소름 끼쳐도
죽기 싫은건, 살고 싶은 건
죽지 못해 살아야 하는 삶의 내력인걸
생명 있어 부지해야 하는 몸부림인걸
매년 여름 해우소엔 해충약이 뿌려진다.
농약이든 독약이든
분무기에 담겨져
행자님의 손에 의해 뿌려진다.
왜 뿌려! 너도 한 모금 마셔 보라고!
왜 죽여! 너도 죽고 싶어!
우리의 원한은 몇 대를 길이 남아
끈질기게 너의 밥에 똥을 묻히리
언제까지나 너의 피를 빨아 먹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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