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

『 능청스런 나카사키 ---(2) 』

일흔너머 2008. 7. 16. 11:10

                                                                             <평화를 사랑한다고 종이로 학을 접어서 국민학생들이 만들었다고 합니다>

 

일본에 대한 첫 인상은 깔끔하다는 것이었다.
어디를 봐도 모든 물건이 있을 자리에 있어서 잘 정리된 느낌을 받았다. 선진국이란 이렇구나 하며 처음에는 감탄을 했다. 물론 도시의 변두리는 일제시대에 보던 그런 판자집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말이다.


자동차는 도시문화의 꽃이다.

그런데 그 자동차가 깨끗하게 잘 닦여져 집집마다 마련된 주차공간에 그야말로 한치 오차 없이 놓여져 있었다. 진눈깨비가 펄펄 날리다가 그치면 자동차가 얼룩얼룩해지기 마련이지만 일본의 도로와 자동차는 언제 그랬냐는 듯 항상 깨끗하였다. 거기다가 버스도 휘발유를 사용하기 때문에 시커먼 매연을 뿜으며 달리는 우리의 버스와는 판이하게 달랐다. 섬나라 특유의 바다바람에다 공해를 적게 뿌리니 하늘은 맑고 경치는 깨끗해서 좋았다.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호텔에서는 마음놓고 물건을 둘 수가 있었다. 물론 잊어버린 물건은 전화만 하면 다음 호텔에 이동해 있더라도 일부러 가져다 주는 그런 친절함도 있었다. 도로에서 약간 떨어진 산에 있는 풀과 나무도 가만두지 않았다. 그들이 말하는 소위 센때이-전정(剪定)을 하여 깨끗하게 정리해 두었다.

                                                                                                          <한국 관광객 외에는 찾는 사람이 드문 원폭자료관> 


그러나 나카사키(長崎)에 있는 원폭기념관은 달랐다.

거의 우리 나라 사람들이 기금을 마련해서 건립하였다고 안내자가 알려 주었다.

그리고 내 귀를 의심할 정도로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한국관광객이 오면 대부분이 이 기념관을 관람하고 가지만 일본 사람들은 거의 관람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뭐 별 것도 없을 뿐더러 원폭 투하 당시의 참상을 찍은 사진과 교회의 종이 원폭의 열기에 일부가 녹아 있는 것, 그리고 시멘트와 철근이 녹은 것을 전시한 것들이 다였기 때문이었다.

 

우리 돈으로 만들어 놓고 이렇게 먼 이국 땅에 와서 우리가 관람하며 돈을 내는 아이러니.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거기다가 그들의 생각은 달랐다. 미국이 악랄하여 저 엄청난 원자폭탄을 자신들의 머리위로 떨어트린 것이라 생각했다. 자신들은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란 걸 잊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시간이 흐르자 덮을 건 덮고 가릴 건 가려서 피해자의 입장으로 자기췌면을 걸어 스스로 변해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평화를 사랑한다며 언제 침략하고 그랬냐는 듯 그 곳을 평화의 공원이라 이름지었다.

 
그들이 이웃 아시아 국가들에 저지른 악업을 반성하지 않고 자신에게 벌을 준 미국을 탓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들의 심성이 변한 것은 하나도 없는 꼴이되어 지금껏 이웃 나라의 땅덩이나 기웃거리는 것이다.

얼마나 못된 업보를 지었으면 원자폭탄을 맞는 지구상 유일한 민족이 되었는가? 스스로 반성할 일이다.

나치의 잘못을 반성하고 지금도 유태인에게 머리 숙이는 독일 국민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가 생각지도 않는 일이 세상에는 일어난다.

그래서 우리의 선조들은 항상 조신하고 남에게 잘못을 저지러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았다. 그것이 평화를 사랑하는 것이다.

아무리 머리가 나빠도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

또 다른 원자폭탄이 그들을 기다리는 지 누가 아는가?

 

지금도 나카사키는 능청을 떨고 있었고

지금도 그들은 독도가 자기들의 영토라고 우기며 악업을 쌓아 가고 있다.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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