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이솝(Esop)이야기 』

일흔너머 2008. 9. 24. 11:57

 

 

고대 그리스의 우화작가였던 이솝(영어식 발음:Esop-아이소포스:Aisopos)은  그리스에서 노예로 태어났다고 한다.

호머가 아름다운 서사시로 귀족문화를 표현했다면 이솝은 번뜩이는 지혜로 천민문화를 대변한 것으로 알고있다. 하지만 워낙 오래되어 과연 이솝이 쓴 이야기인지 아니면 전래되어 온 이야긴지 그 진위는 밝힐 수 없다.

 

그러나 진위를 떠나 이렇게 전해져 오는 이솝우화라는 이야기들은 동물의 행동 성격을 빌어서 우리에게 적절한 도덕관, 그리고 삶의 처세훈(處世訓)을 간결하고 명쾌한 문장으로 교묘히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친근감이 간다.


예를 들면,
「어느 날 사자, 여우, 토끼 이렇게 셋이서 길을 가다가 커다란 빵을 하나 주었다. 셋은 같이 나누어 먹기로 결정했다. 토끼가 빵을 똑같이 삼등분(三等分)하여 한 조각을 사자에게 주고 눈치를 살폈다. 물론 사자는 똑같지 않다고 화가 나서 으르렁대며 토끼에게 달려들었다. 눈치 빠른 여우가 사자를 달래며 자기가 다시 나누겠다고 했다. 여우는 우선 커다랗게 절반이상을 떼어서 사자 몫으로 했다. 그리고 나머지의 조그만 조각을 떼어 토끼에게 나누어주고는 사자의 눈치를 살폈다. 사자는 흡족해서 '이번에는 똑같군' 하였다.」
는 우화가 있다.

 

여기서 우리는 평소 헷갈리는 정의(定義) 때문에 분배에 대하여 확실히 해야겠다.
토끼는 균등(均等)하게 분배한 공산주의의 방식을 택한 것이고 영리한 여우는 능력에 따라 평등(平等)하게 분배한 자유민주주의 방식을 택한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대학졸업자와 고등학교졸업자와의 임금의 차이가 크다고 난리다. 결국 여론은 격차를 줄이고 경쟁을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솝우화에서 능력 있는 사자의 빵을 줄여 가고있는 것이다.

 

이것은 자기계발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한 능력 있는 사람에게 더 큰 격려와 박수를 보내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실망을 안겨주는 것이다. 이런 우리 사회의 풍토는 결국 국가의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말 것이다.


대졸자와 고졸자의 임금의 차이가 없으면 고졸자는 좋겠지만 누가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할 것인가? 마찬가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격차가 너무 크다고 난리다. 자기가 노력하여 그 고지로 올라가려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노력하여 올라간 것을 내리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우스운 얘기지만 인터넷에 유포된 B양의 비디오에는 아무나 쉽게 다운받지 못하게 다운방지프로그램이 되어 있었단다. 그래서 최소 한 달 정도는 유료(有料)로 돈을 벌 수 있을 걸로 생각했단다. 그런데 우리 나라의 능력 있고 뛰어난 젊은이들이 하루만에 암호를 풀고 유포하는 바람에 미국에서 최초로 올린 사람은 실망이 대단했단다.

 

지금 우리 사회는 그만큼 뛰어난 능력과 소질을 가진 이들이 올바른 대접을 받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서 쓸데없는 곳에 힘을 쏟고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들을 양지로 불러서 많은 사람의 행복을 위한 일군으로 키우고 나라의 큰 일을 위한 대들보로 써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당근을 준비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여 저마다 가지고있는 소질을 최대한 발휘토록 하는 경쟁사회가 되어야한다.
그리고 모두가 능력 있는 사자가 되어 세계라는 정글을 뚜벅뚜벅 힘차게 걸어가는 날이야말로 겨레의 앞날이 보장되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