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

『 홍콩, 그 자유 발랄함 』---(2)

일흔너머 2008. 10. 5. 13:57

 

[ 항구 바로 옆 길거리에 있는 이소룡상이 있었고 ... 지나 가는 관광객이 나의 이런 모습에 웃었습니다만, 아직도 객기가... 여기 길바닥에 ] 

 

사랑을 속삭이는 젊은이들은 곧잘 이 거리를 거닌다고 했다.

그리고 유명한 홍콩 배우들의 손바닥 도장이 찍힌 땅을 볼 수 있었다. 미국의 할리우드에서 유래한 것이란다. 나는 영화배우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여기서도 그런데 가이드 말로는 장국영이란 배우는 이름만 있지 손도장이 없단다. 자살을 했기 때문이란다. 나는 별로 아는 사람은 없지만 뛰엄뛰엄 놓인 손도장을 관심을 가지고 둘러보았다.


[ 땅바닥에는 이연걸의 손도장.....그리고 이름난 홍콩의 배우들의 손도장이 있었습니다. 장국영의 손도장은 없고 이름만...! ]

 

우리가 아는 홍콩이라면 단연 느와르 영화(Film noir)일 것이다.

지금의 많은 스타들, 이소룡, 주윤발 등은 홍콩영화에서 우리에게 알려졌고 액션스타인 성룡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인기를 얻은 것도 홍콩영화의 영향일 것이다. 여기다가 홍콩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밤 문화이다.


흥청거리는 거리와 아름답게 빛나는 야경은 빼놓을 수 없는 홍콩만의 볼거리이다. 우리는 이층 무개차를 타고 약 30분간의 야경을 즐길 수 있었다. 관광객이면 모두가 이 이층버스를 타고 싶고 또 이층버스라도 버스의 윗 층에 타고 싶을 것이다. 한 여름 훈훈한 바람을 맞으며 도시의 아름다운 야경을 보는 것은 정말이지 대단한 경험이었다.

 

그러나 일부는 그러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있었다. 너무 많은 사람이 몰리는 바람에 버스의 아래층에서 거저 지나는 도회의 바깥을 보는 정도였으니 말이다. 어디를 가나 복이 있어야하는가 보다. 절에서도 재주가 있으면 젓국을 얻어먹는다지 않는가. 나는 다행히 아내와 둘이서 그 아름다운 야경을 보며 사진을 찍고 건물들이 밝히는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한바퀴 돌아 시내로 들어오자 우리는 야시장 같은 곳을 찾아보기로 했다. 시장은 역시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곳이지 않는가? 홍콩은 지난 날 쇼핑의 천국이라 할 만큼 동서양의 물건이 그것도 진짜와 가짜가 함께 판을 치던 곳이다. 지금도 그 명성 그대로였다. 가이드 말로는 잘 고르면 싸고 좋은 선물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거의 대부분이 싸구려에다 가짜였다. 정말 좋은 물건을 구하려면 정식 가게를 차린 상점으로 들어가서 사야하고 길거리에서 파는 것은 정말 손이 가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 많은 길거리 노점상이 벌어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웠다.

 
우리는 두어 시간을 둘러보고 야식을 파는 가게에서 시원한 맥주와 생선 튀김을 먹었다. 우리가 먹는 양과 질에 비해 음식값은 상당히 싼 가격이었다. 어디를 가나 음식의 값이 서민들의 생활을 말하는 것이다. 식료품 값이 우리 나라 만큼 비싼 곳도 찾기 어려울 것이다. 홍콩하면 음식 중에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딤섬'이다.


딤섬이란 간식이란 의미의 말이라는데 실제 우리가 먹은 것은 한 끼니를 충분히 때우고도 남을 영양가 있는 음식이었다. 만두가 주류를 이루고 전병처럼 된 것과 대나무 잎으로 싼 약밥 같은 것이 나왔다. 만두는 거의 속이 보일 정도로 반투명의 얇은 피 속에다가 소를 넣었는데 소는 두 가지 종류가 있었다. 돼지고기와 새우였는데 이들 만두소의 종류에 따라 이름이 달랐다.

 

그러나 이름이 무슨 대순가? 어차피 또 다시 이 음식점을 찾아 이름을 부르고 이 음식을 시킬 기회도 없는데 말이다. 거저 입에 넣고 지금 당장 그 맛에 푹 빠져보는 것이다. 그리고 한 입 크게 넣었다. 정말이지 만두 하나 하나가 말 그대로 살살 녹았다. 정말 환상의 맛이었다.

언제 기회를 만들어 다시 한번 홍콩에 와야할 것 같은 유혹에 빠져드는 나를 발견했다. 이래서 여행은 사람의 기억 한편에 또 다른 미련의 씨앗을 심는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