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금붕어가 되었으면 좋겠다.
처음에 조그만 수족관을 들여다보곤 「저 금붕어가 얼마나 지루할까?」하고 불쌍히 여겼다.
그러나 생물시간에 어류의 지능(知能)에 대해 알고 난 후부터는 오히려 그들이 행복한 걸 알았다. 조그만 수족관이라도 그들에겐 망망 대해보다 더 넓게 살아가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보고 돌아서는 순간 잊어버리기 때문에 다시 대하는 장면이라도 금방 잊어버리고 시간마다 새로운 세상을 대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의 기억력은 0.3초라고 하니 거의 순간적으로 보고 들었던 세상을 잊고 사는 것이다.
인생은 고해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생각하면 그들은 거의 고해를 해탈한 경지에서 산다고 할까?
보는 순간 잊고, 느끼는 순간 잊는 미련 없고 후회 없는 차라리 부럽다고 조차할 자유로운 삶(生)을 살아가는 것이다.
시력이 좋지 않은 사람은 대체로 비만이란다.
외부로부터의 자극을 잘 받아들이지 못 하고 둔하기 때문에 신경을 덜 쓰기 때문이란다. 머리가 나쁜 경우도 마찬가지로 외부의 여러 가지 메시지를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위험을 모르고 근심, 걱정이 없다. 해서 자신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덜 받게되고 먹은 음식물이 잘 소화되어 살이 찌는 것이다.
특기할만한 사실은 정신박약아에게는 흔히 발생하는 암이라는 현대 병이 발견되지 않는단다. 그만큼 그들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앞으로 스트레스에 의해 암이 더욱 더 극성을 부리고 인류가 스스로 자멸 할 때 오히려 아무런 걱정도 또한 인류의 미래를 염려하지도 않는 그들이 세상을 이끌어 가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는 비약적인 생각도 해 본다.
신(神)은 우리들 인간이 오로지 지능이 뛰어나다는 것 하나만으로 우쭐대며 이세상의 지배자가 되도록 그냥 두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보다 더 많은 자비와 이해로 자기보다 어렵고 못난 중생을 보듬켜 안고 이끌어 가야 진정한 만물의 영장이 되도록 만들었을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생각난다.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보면 이 세상을 만든 조물주는 분명 훌륭하고 뛰어난 신(神)일 것이다.」
서양의 합리주의와 세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철학이 돋보이는 말이다.
오늘 나는 차라리 한 마리 금붕어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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