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지도자 』

일흔너머 2009. 2. 11. 12:27

 

 

미국의 대통령들을 보면 그 표정과 인기가 아주 큰 상관관계를 갖는 것 같다. '부시'의 경우 다양한 표정과 말솜씨로 처음에는 인기가 대단했다. 그러나 모든 일에 스스로 나서서 해결하려고 하는 인상을 주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국무장관 콜린 파월((Colin Luther Powell)과 국방장관 럼즈펠드의 불협화음으로 이라크 전쟁이란 명분 없는 싸움을 하고 끝내 국민들로부터 외면  당한 대통령이 되고 말았다.


반면에 로날드 레이건 (Ronald Wilson Reagan)은 정말 자연스런 표정과 노인 특유의 느긋함으로 국정을 이끌었다. 대통령이라고 구태여 앞에 나서지도 않았다. 어쩌다 문제가 생기면 백악관 대변인이 있지 않느냐는 식이었다. 그러나 갤럽(Gallup)의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으로 루즈벨트, 케네디, 다음으로 인기가 높았다.


사실 지도자는 전선에서 직접 총질을 하지는 않는다.
일선에서 총을 들고 전진하는 분대장이 사격을 지휘하고 총을 쏘지 소대장만 되어도 언제 총 쏠 여유가 있단 말인가? 전투상황을 파악하여 분대장들에게 진격을 독려하고 또 소대에서 도저히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면 상급부대인 중대에 지원을 요청하다보면 언제 총을 쏘고 한단 말인가?

 

정말로 훌륭한 지도자는 자기의 고집을 버리고 올바른 판단을 하여 위기에 대처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부시'는 한번 잘못 디딘 발을 옹호하기 위해서 온갖 변명을 펴가다 정작 국정은 소홀한 일면이 있다. 역대 우리 나라의 대통령 중에도 자신의 한(恨)풀이에 힘을 쏟다가 결국 나라는 환란을 만나버리고 쓸쓸히 퇴임하는 처지가 된 분도 있다.


말이 났으니 말이지만 지도자가 너무 알아도 문제다. 정말로 많이 알면 다행인데 거저 흘려들은 수박 겉 핥기식의 지식으로 모든 걸 자신이 다 아는 척 나서면 일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고 혼선만 빚는 것이다. 미국의 부시처럼 아랫사람들이 갈등을 빚고 국정은 혼란에 빠져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는 것이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데 용산 참사로 사람이 죽고 다치고 민심이 흉흉하다. 또 화왕산 사고로 죽고 다치고 실종되고 난리다.


하지만 좀 안다고 지도자가 직접 나서서 삽질해서는 안 된다.
조용히 심사숙고하여 이 혼란스런 국정을 어떻게 이끌고 갈 것인가 생각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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