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동네 장애인 』 아직 한 번도 그와 맞닥뜨려 싸우거나 시비를 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싸우는 장면을 몇 번 봤습니다. 주로 주차 문제였는데 자기 집 담장 옆에 어디서 구했는지 ‘장애인 전용’이란 팻말을 세우고 다른 차들이 주차를 하면 전화를 하고 난리를 쳐대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수필 2013.05.22
『 스승의 날을 맞아 』 오랜만에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뭐가 바쁜지 신호가 한참이나 가고 끊으려는데 그때야 겨우 전화를 받는다. 어디냐고 물으니 고향에 내려와 양봉을 한단다. 아카시아가 한창 개화하여 바쁘기도 하겠다. 며칠 지나면 혹 그 쪽으로 가서 한번 만나자고 다짐하고 전화를 끊었다. 혼자 친.. 수필 2013.05.14
『 잔차를 타고 』 길을 나서면 제일 큰 적(敵)은 바람이다. 오르막 경사를 걱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렵게 땀 흘려 올라가면 쉬 내려올 그만한 내리막길이 기다린다. 물론 내려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어차피 나선 길인데 팔자려니 하고 그저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하면서 사람 사는 것이 이.. 수필 2013.05.02
『 빈 의자 』 아내가 손녀를 돌봐주려고 딸네 집으로 가자 늘그막에 혼자 있기가 불편해 시골로 따라갔다. 낮에는 운동 삼아 한적한 시골 마을 구석구석을 하릴없이 살피며 산책을 하고 밤에는 수박 만한 별들이 바글바글하는 하늘을 쳐다보며 모든 소식을 끊고 산다. 사실 도시에서는 앞뒷집에 누가 .. 수필 2012.09.23
『 인정(人情) 』 이곳 영양(英陽)에는 내 고향과 똑같이 4일, 9일에 오일장이 선다. 집사람과 함께 손녀를 데리고 점심때가 훌쩍 지나 느지막이 장을 둘러본다. 직접 기른 푸성귀들을 앞에 놓고 할머니들이 앉아있다. 값을 물으면 천 원 아니면 이천 원이다. 물론 앞에 놓인 것보다 더 많은 덤을 준다. 노인.. 수필 2012.07.20
『 신선(神仙)을 만나다. 』 느지막이 일어나 아침을 먹고 손녀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나면 딱히 할 일이 없다. 김밥 두어 줄 사서 물 한 병 넣고 나가면 손녀를 데리러 가야하는 오후 세시까지는 자유다. 누가 오월은 계절의 여왕이라 했던가. 한창 신록이 우거지는 산야를 둘러보며 이곳 영양의 시골길을 달리면 거.. 수필 2012.05.20
『 잔인한 봄 』 아무리 변덕스런 날씨라도 봄은 기어이 왔습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올해는 유별나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난해는 벌써 잊어버려서 그렇지 올해와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추웠다가 따뜻했다가 그러다가 봄이 오고 또 따뜻했다가 추웠다가 그러다가 겨울이 오는 것 아닙니까. 사람들이.. 수필 2012.05.02
『 하루 인연 』 늘 그랬지만 올해 봄은 유난히 반갑습니다. 아마 변덕스런 날씨 탓인가 봅니다. 하긴 언제는 그렇지 않은 해가 있었습니까마는 계절의 끝자락은 항상 그랬던 것처럼 그저 겨울이 끝났거니 여길 정도로 따뜻하다가 또 언제 봄이 왔던가 싶을 정도로 찬바람이 몰아치곤 했습니다. 다만 우.. 수필 2012.04.21
『 먹다가 죽었다 』 봄이라지만 아직 바람은 차다. 일년 농사 준비로 바쁜 친구 농장에 들렀다. 마침 과일나무의 가지치기를 하려던 친구는 연락도 없이 찾아온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이래서 어릴 때 함께 한 초등학교 동창이 좋은 것이다. 길가에 집 못 짓는다는 말처럼 가지치기를 하는 걸 보며 온갖 .. 수필 2012.04.04
『 급한 친구 』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산다. 그 중에 서로 반대의 성격이 만나면 다툼이 일어나고 친구로 사귈 수가 없다. 하지만 반대의 성격이라도 꼭 친구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이 우리 인간들의 삶이다. 성격이 급한 친구가 있다. 몇 년 전부터 그 친구와 함께 여행도 다니고 부부가 .. 수필 2012.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