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년전 앞에서 우리는 대륙의 겨울바람에 떨고 있었다...! ]
원구단의 북쪽으로 황궁우가 있다.
제천 의식 때 사용하는 신패를 보관하였다고 한다. 명나라 때 건물로 오백여 년 전의 건물이라지만 둥근 지붕이 매력적이었다.
누가 말하지 않았는데 황궁우 건물 앞 광장에서 손뼉을 쳤다. 손뼉소리가 다시 돌아오는데 약간의 시간이 걸리지만 한번 치면 한번, 두 번 치면 두 번의 소리가 다시 돌아온다고 했다. 우리는 그 말을 실험하느라 한참동안 서로 번갈아 손뼉을 치고 또 조용히 듣고 했다. 가이드의 설명으로 둥근 원형이라 소리가 돌아오는 회음벽이라는데 바닥에 놓인 세 번째 사각형의 돌을 삼음석이라 했다. 손벽을 한번 치면 세 번의 소리가 들린다나 어쩐다나. 하지만 우리는 아무도 그런 것을 실제로 체험하지는 못했다.
중국에서 제천 행사를 위해 지은 제단 중 가장 유명한 건축물 중의 하나로 기년전이 있다.
이 기년전은 천안문, 자금성과 함께 북경의 상징이라고 할 만큼 아름답다. 그래서 중국 건축 사상 가장 중요한 건축물로 간주된다.
풍년을 기원하는 제를 이곳 기년전에서 올렸는데 목조에다가 금도금을 입혔고 모두 삼층으로 빛나는 유리기와를 올려 지붕을 만들었다. 낙뢰로 소실되었다가 최근 다시 건축되었단다.
누가 정렬하였는지 기년전의 건물을 뒤로 의자를 가지런히 놓아두었다.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단체 사진을 찍는다고 이리로 기울이고 저리로 옮아앉으라고 소리 지르고 하는 사이에 중국의 관리인인 듯한 사람이 와서 모두에게 나가라는 손짓을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들이 무슨 행사를 하려고 하는데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관광객을 위한 배려인 줄 알았으니 웃기는 일이었다. 원님 오신다고 길을 닦아놓으니 문둥이가 지나가더라 더니, 우리는 여행기간 내내 그 일을 이야기하면서 웃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저녁식사를 북경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소위 [뻬이징 덕]으로 먹었다. 말이 났으니 하는 말이지만 소문으로 유명한 음식 치고 나를 만족시킨 경우는 거의 없었다. 뭐 베이징덕이라고 하니 그런 양하고 먹었지 우리 나라 여느 튀김통닭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옆에서 칼로 백여 조각 잘라 접시에 담아주는데 식성 좋은 우리는 거저 먹기가 바빴다. 그래서인지 그 맛을 춘분히 음미할 정도로 느긋하지 못했다.
정말로 맛있게 먹으려면 전병을 한 장 깔고 오리고기를 한 조각 얹은 후 파나 양파 조각을 조금 넣고 그리고 소스를 약간 발라 싸서 먹는 것이다. 그러나 여행을 하는 사람이 어디 그렇게 여유가 있는가? 거저 허기진 배를 먼저 채우기 바쁜 상황이 더 많은 것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장기를 면하면 그때야 이렇게도 먹어보고 또 저것도 찾는 것이다.
우리는 식사를 넉넉하게 하고는 느릿한 걸음으로 북경 최대의 번화가 왕부정(王府井)거리를 찾았다. 이곳은 과거 황실의 저택이 있던 곳으로 황실에서 사용하던 우물이 있었기 때문에 왕부정이라 불리게 되었단다. 지금은 각종 백화점, 호화호텔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길 양편으로 약 1Km의 거리를 수 백여 개의 포장마차가 자리하고 있었다.
허름한 국수집부터 과거 우리네 참새구이에 소주 먹는 그런 포장마차가 똑 같은 크기로 정돈되어 있었다. 그리고 음식을 사면 앉을 자리가 없고 길거리에 서서 먹는 것이 결국 간식 정도를 하는 곳으로 생각하면 될 정도였다. 함께 간 친구는 '전갈' 튀김을 사서 나보고 자꾸 먹어보라고 했다. 캄보디아에서 귀뚜라미 볶음을 사서 먹어보라는 것은 그래도 쉬 달려들었는데 전갈의 독을 익히 아는 나는 감히 도전하지 못했다.
말로만 듣던 중국의 음식문화를 볼 수 있었다.
하늘을 나는 것은 비행기를 빼고 다리가 있는 것은 책상을 빼고 다 먹는다는 음식천국,
중국의 먹거리 문화를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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