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가(廢家) 』
온달(金 義淳)
옴팡진 곳
비밀스런 가지에 얼기설기
생존을 옭아매더니
남몰래 알을 품어 자식 키운 오목눈이.
야반도주(夜半逃走) 음모를 꾸미고
동트는 새벽,
악머구리 같은 한바탕 울음으로
식구(食口)의 연을 끊었다.
몇 백년을 살 듯
한껏 고른 길지(吉地)에
묶고 비비고 들락날락 했건만
새끼들 허기진 울음에 갈피를 잃고
서성대던 오목눈이.
지금은 탄로 난 구차스런 비밀.
떠나간 덤불에 남아있는 여름은
어둠 속에서 재잘거리던 잡담조차
허물어진 지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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