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 뻐꾸기 우는 산길 』

일흔너머 2018. 6. 15. 15:02





"자는 와 저래 우노?"
한적한 산길을 걸으며 집사람은 먼데서 들리는 뻐꾸기 울음을 붙잡고 시비를 한다.
"자식새끼 남의 집에 맡긴 년 속이 편하겠나?"
울다가 울다가 또 울다가
해 떨어지면 기진해서 엎어지겠지.

난 이런 뻐꾸기 우는 산길이 좋다.
이름없고 야트막한 산에 크게 가플막지지 않은 오솔길이면 더 좋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걸으며 어렵지 않은 문제를 얘기하고
걷다가 반가운 친구 만나듯 들꽃을 보면 또 얼마나 좋은가?

우연히 향기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소박한 웃음품고 하얗게 모여있는 찔레꽃을 만나는 그런 산길...

그리고
뻐꾸기는 간간이 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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