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 간송 조선회화 명품전 』

일흔너머 2018. 6. 25. 14:38





촌놈 나이가 명함이라더니,
어디를 가나 나이만 들이밀면 엔간한 일은 해결된다.

대구미술관에서 간송미술관 개관 80주년 기념 조선회화 명품전을 6월 중순부터 한다고 해서 궁둥이가 들썩거렸는데 마침 어제는 오후 시간이 한가하여 집사람을 꼬드겨 길을 나섰다.

안견, 사임당, 정선, 김홍도, 신윤복, 장승업 같은 대가들의 그림을 대하는 그야말로 복터진 사건이다.

입장료가 일반 8천원이지만 경로라고 무료...
명함만 들이밀면 세상이 공짜다.

일일이 소감이나 감동을 글로 표현하기는 시간이 짧고 재주가 부족한 것이 한스럽다.

다만 '탄은' 이정선생의 "풍죽(風竹)" 앞에서 오래 서성거렸다.
지조있는 대나무가 바람에 부대끼는 모습을 수묵화로 표현한 걸작이었다.

겸재 정선의 금강산산수화
단원 김홍도의 마상청앵
신윤복의 미인도...

들뜬 감동과 사람들에게 부대끼는 피로에 다음을 기약하고 나왔다.

오후 7시였다.
세월 가는 줄 몰랐다.
명함이 더 두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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